건강검진 피검사에 들어가는 항목

국가에서 2년마다 받는 일반건강검진의 혈액 항목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빈혈을 보는 혈색소, 당뇨병을 보는 공복혈당, 간 질환을 보는 AST·ALT·감마지티피(γ-GTP), 콩팥을 보는 혈청 크레아티닌과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기본입니다. 이상지질혈증을 보는 지질검사(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LDL)는 매번 하지 않고, 남성은 24세부터 4년마다, 여성은 40세부터 대상이 됩니다.

병원의 종합검진이나 혈액종합검사에서는 목록이 훨씬 길어집니다. 백혈구와 혈소판까지 세는 일반혈액검사, 전해질과 단백질까지 보는 일반화학검사, 갑상선, 철, 염증 검사 등이 더해지기 때문에, 같은 “피검사”라도 결과표가 열 줄일 수도 있고 마흔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확인할 것은 내 결과표에 어떤 묶음이 실제로 들어 있는지입니다. 아래 표는 자주 보는 묶음을 정리한 것입니다. 묶음마다 이 사이트에 따로 설명 페이지가 있어서, 무엇을 재는지, 어떤 순서로 읽는지 안내합니다.

검사 묶음결과표에 보이는 항목보는 것
일반혈액검사(CBC)WBC, RBC, Hb, Hct, MCV, PLT적혈구·백혈구·혈소판과 적혈구의 크기
일반화학검사Glucose, BUN, Cr, eGFR, Na, K, Cl혈당, 콩팥이 거르는 기능,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
지질검사총콜레스테롤, LDL-C, HDL-C, TG동맥경화가 생길 위험
간기능검사AST, ALT, γ-GTP, ALP, 빌리루빈, 알부민간세포와 담즙의 흐름
당뇨 관련 검사공복혈당, HbA1c지금의 혈당과 지난 2~3개월의 평균
갑상선 검사TSH, Free T4갑상선 호르몬의 작동
철 검사혈청 철, 페리틴, TIBC몸속 철의 양과 저장량

건강검진 피검사로 알 수 있는 질병

묶음 단위로 읽으면 피검사는 지금 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몇 가지 큰 질문에 답합니다. 빈혈이 있는지, 혈당이 주의가 필요한 범위에 있는지, 간이나 콩팥에 부담이 걸려 있는지, 앞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지질 패턴이 있는지입니다.

어느 것도 결론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은 혈당 한 번으로 확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결과가 아주 뚜렷하지 않다면 다른 날 다시 검사해서 확인합니다.

  1. 혈구빈혈이 있는지, 그리고 적혈구의 크기로 보는 원인의 첫 단서입니다. 백혈구나 혈소판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지도 봅니다.
  2. 혈당8시간 이상 굶은 뒤 잰 혈당이 100~125 mg/dL이면 공복혈당장애(당뇨병 전단계), 126 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면 당뇨병 기준에 해당합니다.
  3. 간과 콩팥크레아티닌과 eGFR은 콩팥이 노폐물을 거르는 능력을, AST·ALT·감마지티피는 간세포와 담도에 걸린 부담을 보여 줍니다.
  4. 앞으로의 심혈관 위험LDL 콜레스테롤 160 mg/dL 이상, 중성지방 200 mg/dL 이상, HDL 40 mg/dL 미만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국내 통계에서는 이상지질혈증으로 분류합니다.

건강검진 피검사로 알 수 없는 것

일반적인 피검사는 암을 찾기 위한 검사가 아닙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암을 겨냥해 만든 종양표지자조차 증상이 없는 사람을 걸러 내는 데는 잘 맞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암이 있어도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암이 아닌 질환으로도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혈액검사와 일반화학검사가 정상이어도 대부분의 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습니다.

검사하지 않은 항목도 알 수 없습니다. 비타민 D, 비타민 B12, 페리틴, 호르몬, 대부분의 감염은 각각 따로 하는 검사입니다. 지질 수치도 혈액 속 물질의 양을 잰 것일 뿐, 혈관 자체의 상태를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피검사는 어느 하루 아침에 찍은 사진 한 장입니다. 동영상이 아닙니다. 의사가 결과에서 읽어 내는 것의 상당 부분은 이전 결과나 검사를 받은 이유와 비교하는 데서 나옵니다.

위에서부터가 아니라 묶음으로 읽기

쓸모 있는 읽기 순서는 결과표에 인쇄된 순서와 다릅니다. 먼저 검사를 받은 이유에서 시작하세요. 피로 때문이었다면 답은 일반혈액검사와 철 검사에 있고, 살짝 벗어난 칼슘은 아마 배경 정보일 것입니다. 그다음 묶음을 한 덩어리로 읽습니다. 혈색소는 MCV, 페리틴과 함께, ALT는 AST와 함께, 크레아티닌은 eGFR과 함께 봅니다.

그런 다음에야 표시가 붙은 항목을 봅니다. 물어야 할 것은 “벗어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벗어났는가”입니다. 하한이 30인 페리틴이 28이어도, 4여도 똑같이 L이 붙습니다. 결과표 모양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읽는 순서는 같습니다. 검사명, 수치, 단위, 참고치, 그리고 표시입니다. 표시는 H나 L, ↑나 ↓, 별표, 굵은 글씨나 색깔일 수도 있고,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국가건강검진 결과통보서에는 여기에 더해 정상A, 정상B(경계), 질환의심 같은 종합 판정이 붙습니다.

건강해도 표시가 한두 개 붙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참고치는 건강한 사람 대부분이 들어가도록 정한 범위라서, 건강한 사람도 한 항목에서 20명 중 1명은 범위 밖으로 나옵니다. 항목이 스무 개라면 어딘가에 표시가 붙는 쪽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전 결과가 있다면 비교해 보세요. 3년에 걸쳐 참고치 안에서 조금씩 움직여 온 수치가 한 번 붙은 표시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줄 때가 있습니다.

건강검진 피검사 전 준비

준비는 “건강검진”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결과표에 들어갈 항목이 정합니다. 일반혈액검사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습니다. 반면 공복혈당은 8시간 이상 음식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재야 하고, 질병관리청은 지질검사 전 12시간 이상, 어렵다면 물 외에는 최소 9시간 이상 금식하도록 안내합니다.

유럽 학회들은 2016년부터 지질검사를 금식 없이 하는 것을 기본으로 권하지만, 국내 안내는 아직 금식 쪽입니다. 그러니 내가 받은 안내문을 따르세요. 검사실은 그 안내대로 준비했다고 보고 결과를 읽습니다. 채혈 자체도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유럽 채혈 지침은 피가 나오기 시작하면 곧바로 지혈대를 풀고, 채혈 중에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건강검진 피검사는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할까

검사 묶음 전체에 대한 권장 주기는 따로 없고, 그 안의 일부 질문에만 있습니다. 국가 일반건강검진은 2년마다 이루어지고, 지질검사는 그중 4년마다 들어갑니다(남성은 24세부터). 대한당뇨병학회는 35세 이상 모든 성인과, 위험 요인이 있는 19세 이상 성인에게 해마다 당뇨병 선별검사를 권합니다.

그 밖의 주기는 각자의 사정에서 나옵니다. 지켜보고 있는 질환,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약, 원인을 찾고 있는 증상 같은 것들입니다. 확인할 질문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 해마다 모든 항목을 반복하면, 대개 표시가 붙을 기회만 늘어납니다.

종합검진은 정말 도움이 될까

이 부분은 근거가 드물게 분명하고, 직관과 반대입니다.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은 무작위 시험 17건, 참가자 251,891명의 자료를 모아 성인에게 일반 건강검진을 제공하면 병이나 사망이 줄어드는지 살폈습니다. 전체 사망과 암 사망에는 효과가 거의 또는 전혀 없었고, 이 결론의 근거 수준은 높았습니다. 심혈관 질환 사망에도 아마 효과가 없었습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일반 건강검진은 이득이 있을 가능성이 낮습니다.

대신 진단은 늘어납니다. 시험 중 하나에서 검진을 제안받은 사람들은 6년 동안 새 진단을 20% 더 받았고, 스스로 보고한 만성질환도 더 많았습니다. 병명은 붙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가 다루는 범위는 좁고, 그래서 중요합니다. 증상이 없는 성인을 여러 장기에 걸쳐 한꺼번에 선별하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의사가 이유가 있어 처방한 검사, 이미 있는 질환을 추적하는 검사, 증상의 원인을 찾는 검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검진이 아니라 답이 걸린 질문이고, 여전히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또 이 시험들은 주로 유럽과 북미에서 이루어졌고, 국내 국가건강검진을 직접 평가한 것은 아닙니다.

의사에게 가져갈 질문

요약본이나 수치 하나를 찍은 사진이 아니라 결과표 전체를 가져가세요. 단위와 참고치는 검사실마다 다르고, 같은 14라도 g/dL과 g/L은 열 배 차이입니다.

다음 정기 진료까지 기다리지 말아야 할 결과도 있습니다. 참고치에서 크게 벗어난 수치, 같은 묶음의 여러 항목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 그리고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멍이 들거나 숨이 점점 차는 것처럼 지금의 몸 상태와 맞아떨어지는 표시가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검사를 받은 병원에 연락하세요. 검사기관이나 의사가 먼저 연락해 오면 그 안내를 따르세요.

  1. 왜 이 검사들인가요?검사를 받은 이유를 알면 어느 묶음에 답이 있고, 어느 표시가 배경 정보인지 알 수 있습니다.
  2. 얼마나 벗어났나요?표시가 붙은 수치가 경계를 살짝 넘은 것인지, 한참 벗어난 것인지, 그 차이가 무언가를 바꾸는지 물어보세요.
  3. 전보다 달라졌나요?가능하면 같은 검사기관의 이전 결과와 비교해 달라고 하세요. 측정 방법이 바뀐 것을 몸이 바뀐 것으로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4. 다음에는 무엇을 하나요?재검사, 다른 검사,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 모두 정당한 답이고, 어느 쪽인지 알면 불안하게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