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H는 거꾸로 움직입니다

갑상선 기능 검사 결과지에서는 TSH(갑상선자극호르몬)부터 읽습니다. TSH는 갑상선이 만든 호르몬이 아니라, 뇌하수체가 갑상선에 ‘더 일하라’고 보내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TSH가 높으면 갑상선 기능이 떨어진 쪽을, 낮으면 지나친 쪽을 가리킵니다. 서울아산병원도 먼저 TSH로 선별한 뒤 이상이 있으면 나머지 호르몬을 재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뇌하수체는 집 안의 온도 조절기처럼 움직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모자란다고 느끼면 신호를 높이고, 넘친다고 느끼면 신호를 낮춥니다. 결과지의 숫자가 갑상선과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이고, 처음 보는 사람 대부분이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Free T4(유리 티록신)는 실제로 몸에서 쓸 수 있는 갑상선 호르몬입니다. T3는 더 활발하게 작용하는 형태로, 일반적인 건강검진 묶음보다는 TSH와 Free T4로 답이 나지 않을 때 추가로 잽니다.

TSH, Free T4, T3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TSH가 먼저 답하고, Free T4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말해 줍니다. 두 값을 함께 놓으면 몇 가지 정해진 모양으로 나뉘고, 의사가 쓰는 이름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1. TSH 높음, Free T4 낮음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모양입니다.
  2. TSH 높음, Free T4 정상잠재성(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입니다. 뇌하수체가 더 세게 밀고 있지만 호르몬은 아직 범위 안에 있습니다.
  3. TSH 낮음, Free T4 또는 T3 높음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모양입니다.
  4. TSH 낮음, Free T4 정상잠재성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거나,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는 사람이라면 용량이 조금 많을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TSH는 높은데 Free T4는 정상일 때: 한국 기준은 6.8입니다

가장 흔하게 물음표를 남기는 결과가 이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이 안내하는 TSH 참고치는 0.4~5.1 µU/mL입니다. 그런데 대한갑상선학회의 2023년 지침은 잠재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진단하는 한국인 기준으로 TSH 6.8 mIU/L를 제시합니다. 결과지에서 5.5에 H 표시가 붙었더라도, 학회 기준으로는 아직 진단 기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µU/mL과 mIU/L은 같은 크기의 단위입니다.

같은 지침은 6.8~10은 경증, 10을 넘으면 중증으로 나누고, 처음 높게 나온 TSH는 2~3개월 뒤 갑상선 항체 검사와 함께 다시 재 보라고 권합니다. 경증인 성인에게는 호르몬제 치료를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고, 70세 이상에서는 정도와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도 엇갈립니다. 2023년 문헌 리뷰는 이 상태가 정상과 뚜렷한 기능 저하증 사이의 결과와 관련이 있지만, 호르몬 보충이 이득이라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정리합니다. 갑상선 증상일지 모른다는 이유로 약을 시작했는데 나아지지 않는다면 중단을 고려하라는 일차 진료 지침도 있습니다. H 표시가 붙은 TSH에 대한 답이 곧 약은 아닙니다.

TSH가 낮은 쪽도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기준치보다 낮은 TSH가 ‘덜 나쁜 쪽’은 아닙니다. 일차 진료 지침은 TSH가 범위 아래로 떨어지면 심방세동과 골다공증 위험이 커지므로, 이미 호르몬제를 먹는 사람도 이를 피해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치료 중인 사람에게 목표는 TSH를 가능한 한 낮추는 것이 아니라 범위 안에 두는 것입니다.

같은 사람인데 TSH가 왜 다르게 나올까요?

TSH에는 뚜렷한 하루 리듬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보다 오후와 저녁에 확실히 낮고, 하루 안의 이 차이는 검사 장비 회사 사이의 차이보다 큽니다. 아침 8시와 오후 4시에 잰 값은 그대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한 검사실이 채혈 시각에 맞춰 TSH 기준을 조정하자, 특히 오후 검체에서 ‘항진증처럼 보이던’ 결과가 크게 줄었습니다.

약도 결과를 바꿉니다. 2024년 리뷰는 갑상선 자체의 작동을 바꿀 수 있는 아미오다론과 리튬, 뇌하수체 신호에 작용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의 흡수를 바꾸는 약 등을 꼽습니다.

비오틴도 있습니다. 머리카락, 피부, 손톱 영양제에 고용량으로 들어가는 성분입니다. 많은 갑상선 검사가 비오틴을 이용하는 방식이라, 혈중 비오틴이 높으면 Free T4와 T3는 가짜로 높게, TSH는 가짜로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갑상선이 멀쩡한 사람에게 항진증과 똑같은 모양이 찍히는 것입니다.

피검사로 갑상선암을 찾을 수 있나요?

갑상선 기능 검사는 호르몬이 많은지 적은지를 봅니다. 갑상선에 생긴 혹이나 암을 찾는 검사가 아닙니다. 서울아산병원도 이 검사를 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 증상이 있을 때 하는 검사로 설명합니다. TSH와 Free T4가 모두 정상이어도 혹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혹이 있어도 호르몬은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는 이 구분이 특히 중요한 사정이 있습니다. 2014년 NEJM에 실린 분석은 한국에서 초음파 검진이 퍼지면서 갑상선암 진단이 크게 늘었지만 갑상선암 사망률은 그대로였다며, 이를 과잉진단으로 보았습니다. 2020년 세계 암 통계에서도 한국 여성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5명으로 매우 높았고, 발생률에 비해 사망률이 가장 낮은 나라였습니다. 피검사 결과와 초음파 결과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갑상선 결과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기준치는 건강한 사람의 약 20명 중 1명을 바깥에 두고, TSH는 하루 중에도 움직입니다. 그래서 한 번 살짝 벗어난 결과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시 재 볼 이유입니다. 몸 상태와 맞지 않는 결과라면 무엇이 검사를 방해했는지도 물어보세요.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고 있다면 채혈 전에 먹을지 후에 먹을지 의사와 정하고, 매번 같은 방식으로 하세요.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결과를 읽는 사람에게 꼭 알리세요. 대한갑상선학회는 임신 초기 TSH 상한을 4.0 mIU/L로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1. 한 번의 값인가, 흐름인가?이전 TSH 결과를 나란히 보여 달라고 하세요. 같은 시간대, 같은 검사실에서 잰 값이면 더 좋습니다.
  2. 치료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TSH가 조금 높을 뿐이라면, 어떤 이득을 기대하는지, 효과가 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지 물어보세요.